약물중독 가족, 42개월 분투의 기록
9월은 연방정부가 약물중독 상태의 심각성을 ‘에피데믹’으로 인지하고 국가 차원의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는 취지에서 선포한 ‘내셔널 리커버리의 달’이다. 약물중독으로 망가진 삶들이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 다시 건강한 삶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국가와 사회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현재 미국에는 18세 이상 5290만 명(성인의 21%)이 정신 질환을 앓고 있고 12세 이상 4030만 명이 약물 사용 장애 증상을 보이고 있다. 18세 이상 성인 1700만 명에게서는 약물 사용 장애와 정신 질환 증세가 모두 나타났다. 이러한 미국인들의 중독 증세가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는 사실이 더욱 심각하다. 오피오이드는 사회 전체를 좀먹는 치명적 ‘전염병’이다. 그 전염병 환자들은 바로 우리 가까이에 살고 있는 우리들의 부모, 자녀, 형제자매, 이웃, 직장 동료, 친구들이다. ‘아워 아메리칸 패밀리’는 오피오이드 중독과 싸우는 필라델피아의 한 가족에 관한 이야기이다. 필라델피아에서 태어나고 자란 할리 아델만의 첫 번째 영화로 3년 반에 걸쳐 약물중독 가정의 삶을 솔직하게 기록한 다큐멘터리. 약물 중독으로 고통받는 사람은 정작 중독자 자신보다 중독자의 가족들이다. 약물 중독으로 삶에 지친 5명의 가족 구성원,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는 그들의 아픈 역사가 거침없이 보여진다. 각자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중독에서 헤어나오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희망을 잃지 않고 용기를 내어 우리를 그들의 삶으로 초대한다. 그들은 가족 안에서 다시 서로를 붙잡아 주려고 노력한다. 음지의 가장 깊은 곳에도 사랑과 헌신이 있음을, 아델만 감독은 감동적으로 연출해낸다. ‘아워 아메리칸 패밀리’는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리얼리티 쇼에 가깝다. 가족들은 식탁에 둘러앉아 그들의 고민과 문제를 토로한다. 카메라와 조명에도 불구하고 편안하게 대화를 나눈다. 그들은 약물 중독자의 고통과 곤경을 솔직하게 보여주고자 한다. 자신들과 같은 처지에 처한 많은 사람들에게 혹시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마음에서이다. 아델만 감독의 카메라 앵글에는 그들에 대한 존경과 감사가 담겨 있다. 김정 영화평론가아메리칸 온라인 영화 아워